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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공모전] 사리면 Senior center_농어촌의 삶의 형태를 찾아 문화적 맥락 잇기-7: 열린 형태를 찾아

건축 속으로/포트폴리오

by Andrea. 2020. 5. 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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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25

 

당시에 우리가 그 프로젝트 대상지를 자연의 장소로 해석하기 전 까지는 계속해서 해매고 있었다. 몇번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우리가 제대로 분석한 것이 맞는지 고민의 거듭을 계속했다. 이 시골 마을은 서울과 같은 도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원 속 혹은 산지에 퍼져 있는 촌락도 아니였다. 완전 평야 지대에 이루어진 전원의 도시랄까?

질서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질서가 있었고, 강을 중심으로 강 위 부분의 신주거 지역은 격자의 형태로 지어졌으며 강 아래 쪽의 마을은 무질서한 듯 가옥들이 퍼져 있었지만 몇개의 도로들의 마치 무질서의 도시 조직 속에 감자 뿌리 줄기처럼 각각의 조직을 하나로 묶고 있었다.

그래서 어려웠고 그러면서도 이 사리면의 사례가 우리 나라 농촌의 전형적인 마을의 모습이라 생각하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나라 전원의 도시 유형 혹은 마을에 대한 공부를 한층 더 깊이 할 수 있을 거라는 설렘도 있었다.

당시 스케치

몇번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길 반복하다 우리는 조금 더 확신에 가까운 판단을 내릴 수 있었고 지금의 건축적 형태를 부여하는 단계로 진행해 나갈 수 있었다.

 

당시 개념 스케치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그런 과정이 지나고 건물 본 형태에 대한 과정이 진행되었다. 우리는 최대한 열린 형태로 농협창고를 복원할 것으로 결정했고 자연의 장소에 열린 형태를 하는 프로젝트들을 살펴보았다. 특히 기존 농협 창고의 지붕과 골조를 활용하는 면에서 지붕과 기둥이란 두 요소로 장소를 규정하는 프로젝트를 살펴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 면밀히 살펴보았던 안은 모네스티롤리의 밀라노의 체육관안과 페스카라의 도서관 건물이였다.

​밀라노의 체육관 시설, 모네스티롤리, 1998

 

​ ​밀라노의 체육관 시설, 모네스티롤리, 1998

규모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다양한 기능을 수용해야하는 시니어 센터는 내향적인 공간이 필수적이면서도 우리의 방향대로 열린 형태로 가야만 했다. 그런면에서 모네스티롤리의 이 2가지 안은 큰 시각에서 두 개의 천장과 두 개의 질서로 배열된 열주들로 하여금 이 두가지 성격의 공간을 하나의 형태로 풀어낸 안들이였다.

 

페스카라 중앙역 종합 개발 프로젝트, 모네스티롤리, 2004

 

페스카라 중앙역 종합 개발 프로젝트 중 도서관 건물 , 모네스티롤리, 2004

여기서 그 설명을 생략하기로 하고, 다시 우리 프로젝트로 돌아와 한국의 동료로부터 한가지 제안을 받았다. 기존 농협창고 지붕과 그것의 구조 기둥 자체가 첫번째 위계를 갖고 두 번째로 그 안에 벽으로 둘러 쌓은 내향적인 공간을 갖는 것이였다.

​개념 초기 3d
개념 초기 3d

자연과 열린 형태로 관계를 갖는 분명한 형태이나 이 안은 곧바로 여러 문제점들을 노출했다.

 

1. 두 가지 상반된 유형의 공간을 하나의 형태로 만드는 문제

2. 주어진 프로그램과 면적을 모두 수용하기에 부족한 건축 면적

3. 친환경적 문제(쾌적함 등)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1번 문제였다. 지붕과 열주라는 요소가 정의하는 형태 속에 전혀 다른 벽식으로 둘러쌓는 공간을 두다보니 '열리면서도 닫힌' 문제가 상충되고 있었다. 우리는 이것을 풀기 위해 내부의 볼륨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모네스티롤리 안에서는 도서관의 서고라든가 체육관의 관중석 높이가 지붕으로부터 현저히 낮게 설정되었기 때문에 내향적인(닫힌)공간이 지붕이 규정하는 공간 속 질서에 완전 부속되었다.

우리 프로젝트의 경우 내부 볼륨을 한층으로 설정함으로써 내부 볼륨의 높이를 지붕으로부터 상당히 떨어 뜨릴 수 있었지만 필수적으로 지하를 사용해야만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되었다. 아예 한 층으로만 사용하기에는 프로젝트 자체가 개념만 앞세우다 어이없는 건물이 될 모양새였다.

다른 대안으로 내부 볼륨을 2개 층으로 사용하려니 각 층의 층고가 너무 부족해졌다. 다층 건물이 될 경우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수직 동선은 어떻게 풀 것인가? 거기에 비례의 문제까지 겹쳐 문제가 이만 저만이 아니였다. 하지만 이 과정은 건축가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하고 즐길 수 있는 과정이다. 모네스티롤리가 말하는 자신도 마지막에 가서 어떤 형태로 귀결될지 궁금하고도 즐기는 과정이라고 말한 부분이다.

다른 대안

그런 과정 중에 새로운 형태 또한 제안 되었었다. 상기 사진을 보면 기존에 우리가 진행하던 넓은 자연의 장소(공원)을 규정하고 그 안에 열린 형태의 볼륨을 배치하는 안이였다면 이 아이디어는 그것을 완전 반대로 뒤 엎는 안이였다.

가장 바깥의 11자 벽 4개가 넓은 땅을 규정하고 그 안에 정원을 두는 개념이 였다. 큰 도시적 정원을 품은 거대한 집이라고 해야할까?  4개의 11자 벽이 규정한 내향적인 장소 안에 필요한 볼륨들이 최대한 으깨져? 존재하는 안이였다. 이 내부 볼륨들은 크고 작고 길고 짧고 다양한 방식으로 흐트러져 최대한 상위 질서가 전체 프로젝트를 정의하는데 방해받지 않게 하는 안이였다. 상반되 아이디어의 출현은 흥미로웠지만 약간의 논의 후 곧바로 사장되었다.

일단 벽이라는 유형으로 우리의 공원을 규정하는 접근 자체에 동의 할 수가 없었고, 마을회관 혹은 노인정이라는 테마의 기능을 거의 무시한 듯 해 보였다. 전체 형태의 중심이 되는 공간을 만드는 벽의 역할이 장소의 문제에서는 명확한 듯 보이나 테마의 문제에서는 정원을 가두는 방식일 뿐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 안에 각각의 기능들을 수용하는 볼륨들을 흐트리는 방법이 너무 '주와 부의 관계'가 어설펐다. 더군다나 주어진 건축면적을 벗어나버리는 문제와 실제로 지을 경우 황당한 건축비가 들 것이 분명했다.

어쨌든 우리는 원안의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풀기로 했다. 풀다가 원하는 형태가 나오지 않을 경우 제출을 포기하기로 했다. 짧은 2주의 기간이 아쉬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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