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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밀라노 중심에 들어선 어설픈 빌딩

건축 속으로/건축 단상

by Andrea. 2020. 5. 1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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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8

 

가끔 주말에 마트에 들릴 때면 보게되는 2개의 빌딩이 있다. 이 건물에 대해 오늘자 에이앤 뉴스에 포스팅된 것을 보았다.

공중정원의 현대판이랄까 주거 건물인 이 빌딩 곳곳에는 녹색 식물들이 보인다. 본인이 밀라노에 막 도착했을 때만해도 아직 싱그런 녹색은 없었던 검은색 평범한 빌딩이였는데 제법 녹색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 프로젝트가 보여주는 건축의 청사진은 그야말로 대단한 것이였다. 숲을 자신이 사는 20층, 30층, 40층..에서도 만끽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였으니.

밀라노 보스코 베르티칼레(Bosco Verticale)

이 건물을 볼 때마다 참 아쉬움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수직 숲이라는 개념의 이 프로젝트는 지상에서만 느낄수 있었던 풍부한 녹지를 다른 높이의 삶에서도 현실화 시키는 프로젝트로 생태학자들과 공동으로 개발한 프로젝트이다.

이런 건축의 꿈은 옛날부터 꿈꿔왔던 건축가들의, 인류의 원대한 꿈 같은 것이였다. 상당한 기대와 노력이 들어간 프로젝트인데 결과물을 보면 너무 상당히 당황스럽다.

건축가의 초기 투시도는 그나마 낫다.

과격한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이자 상징적이 될 수 있었던 프로젝트가 건축가의 어설픈 디자인으로 인해 다른 전문가들의 노력까지 저질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건축가의 디자인 착오는 너무나 큰 결과를 초래했다. 조금만 더 신중했다면 역사에 남을 만한 위대한 프로젝트가 될뻔 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크다.

링크를 거쳐 건물 사진들을 보았다면 다음 그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완성된 건물은 상기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검은색 건물의 형태가 마무리되고 흰색의 테라스들이 붙어 있는 꼴이다.

그리고 아래 그림을 보자.

이 프로젝트 개념이 성사되려면 상기 그림의 개념이 완성된 건물에서 드러났어야 했다. 건축가의 말대로 하늘에 숲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면 그 이데아를 드러낼 형태를 찾는 것이 건축가가 맡은 역할이다.

그런데 현재의 결과물은 주와 부가 완전히 뒤집힌 꼴이 되버렸다. 녹지를 품은 테라스들이 쌓여 전체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주 형태는 평범한 박스(검은색으로 마감된 덩어리)로 끝이 났고 흰색 테라스들만 덧붙여져 있을 뿐이다.

출처: http://annews.co.kr/220709307708

이탈리아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상기 사진이 더욱이 초라하게 느껴질 것이다. 각 테라스들은 이탈리아의 평범한 이름없는 길가의 주택들이 갖는 테라스와 별 차이가 없다. 할머니들이 가꾼 화단을 품은 평범한 유럽의 작은 테라스들이 더 아름다울터.

이 프로젝트의 성과는 테라스에서 식목이 자생할 수 있는 흙을 고층에서도 둘 수 있게한 생태학자들과 기술자들의 대단한 노력 덕에 그 기술적 가능성을 보았다는 점이다.

건축가가 해낸 것은 일반적인 고층 빌딩을 지었고 테라스를 흰색으로 칠한 것 밖에 없는 꼴이 되었다.

건축 역사에서 그 발전이 한단계 대도약을 할 수 있었던 기회에서 단순히 테라스 디자인 프로젝트로 전락해 버렸다.

만약 수직 숲이 정말 목표였다면 이처럼 되었어야할 것이다.

단면 예시

 

평면 예시

태블릿에서 아무렇게 본인이 그려본 그림들이다.

섹션의 경우,평면의 경우, 숲을 완성시켜야 했다. 숲도 좋고 정원도 좋다.

건축 역사에서 정원은 어떠한 형태들이였고, 어떤 형태를 가지는 것을 숲이라 부르고,
인간의 삶 속에서 우리가 정원, 숲이라 알고 있는 것은 우리 삶과 문화와 정서에서 어떤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었는지 안다면, 다시 말해 정말 인간을 이해하고 있다면, 이런 디자인은 도저히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안의 오점은 공학자들의 실수로 인한 것도 아니였고, 자본의 부족에 대한 문제도 아니였고, 정치적인 문제로 인한 것도 아니였고 오로지 건축가의 역량에 인한 것이였다.

오늘 매우 비판적이였던 이유는 거대한 사업의 성공여부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건축가 하나의 너무나 작은 착오에 의해 뒤집힌 안이 되었고 나아가 그 건축가가 또 누군가를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서.

1컷

 

2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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