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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인터뷰] 설계 이전의 문제와 프로젝트 방법에 대해-A.Monestiroli 인터뷰 (2)

건축 속으로/건축 이론

by Andrea. 2020. 4. 3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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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건축가 인터뷰] 공동체적 의무로서의 건축(L’architettura come compito civile) -A.Monestiroli 인터뷰 (1)

[건축가 인터뷰] 설계 이전의 문제와 프로젝트 방법 -A.Monestiroli 인터뷰 (2)

 

(앞의 인터뷰에 이어서) 당신의 초창기 프로젝트들은 이 시기에 이루어졌지요?

네. 제 초창기 프로젝트들은 67~70년 사이에 이루어졌습니다. 1967~68년 사이에 있었던 몇가지 현상 설계 경기들을 떠올려봅니다. 예를 들어 밀라노의 폰타나 광장(piazza Fontana) 설계 경기 같은...

 

Concorso per la sistemazione di Piazza Fontana Milano, 1968  (연도상 모네스티롤리의 처녀작 )  

건축가의 진정한 초기작이란

한가지 제 흥미를 끄는 부분이 있는데요. 가르델라와 의 인터뷰를 엮은 당신의 책 <<L'architettura secondo Gardella>>를 보면 '초창기 프로젝트들'이란 얘기 말인데요. '건축가의 초창기 프로젝트는 그 프로젝트 이후에 올 연구애 대해 이미 포함하고 있다.'  라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당신에게도 그렇던가요? 

보통은 그렇죠. 하지만 초기작이라는게 어떤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많은 건축가들이 자신의 확고한 건축세계가 형성되기 이전의 기간(periodo di pre-formazione) -초기작 그 이전(pre-opera prima)의 기간- 을 갖습니다. 보통 이 기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지요. 예를들어 알비니의 경우는 자신이 건축가로 활동하면서 일정 세월은 이런 수사(修辭)기간으로 보냈고 그 이후에 합리주의(razionalismo)라는 길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미스(Mies van der Rohe)의 경우는 몇가지 이런 성격의 초기 프로젝트들이 있었지요. 그것들도 조금은 수사(修辭)적 성격의 작업들이였습니다. 예를들어 그가 자신의 진정한 건축관을 발견하기 전의 1910년의 비스마르크 기념관 같은 것이지요.

 

Bismarck Monument, Mies van de Rohe, 1910

저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걸 선호합니다. 처음으로 '달성해낸(riuscito)' 프로젝트인가 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의 제 처녀작은 오늘까지 여전히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안으로 1972년의 세그라떼 유치원(asilo nido di Segrate) 안입니다.

 

그때를 시작으로(30년 정도가 지나가는 오늘까지) 저의 작업 방식은 한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제 형태의 세계는 조금더 풍부해졌다는 변화 정도는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이데아를 건축적 형태로 변환시키는 능력이 조금 향상되었든가요. 아무튼 확실한 것은 저의 건축 작업의 접근 방식은 그대로 고수되고 있습니다.

 

세그라떼(Segrate,Milano,1972)유치원 계획안

카를로스 마르티 아리스(Carlos Martí Arìs)는 저의 마지막 출간북인 <<현실의 건축(L’architettura della realtà)>>의 소개글에서 제 프로젝트들 중 단연 으뜸 작품은 세그라떼 유치원과 1979년의 파리 할레스(Halles) 프로젝트로 뽑았습니다. 저의 파리 할레스 국제 설계경기 안은 도시적 규모로는 첫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두개 프로젝트 모두 이후에 계속해서 더 발전되어갈 한가지 연구 주제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이런 길의 방향은 한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은 어찌보면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겠군요.

 

가르델라는 그의 초기작엔 그 프로젝트 이후에 다가올 연구의 상당 부분이 이미 내포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도 그리 말한 것이 그의 작업 방식은 매번 자신의 모든 선택들에 대해 재논의 하는 방식이였습니다. 그의 이런 태도는 어찌보면 자기모순적이네요. 말인즉, 가르델라(Gardella)는 그의 긴 커리어 내내 늘 '초기안'만을 하고 있었던 것이 되겠네요.

 

Halles 국제 설계경기 훑어보기(프랑스 파리,1979)

프로젝트 접근 방식 

당신의 프로젝트 하는 방식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그전에 프로젝트에 대해 한가지 말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여기서 '방식' 이라는 것은 프로젝트의 이데아와 건축적 이데아와 관계된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생각하기에 프로젝트나 건축이 무엇이 되어야 하냐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면 건축의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기는 곤랍합니다.

 

저는 당연히 오늘날까지도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매번 하나의 프로젝트에 임한다는 것은 공동체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우리들의 작업들은 도시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사회적인 것이 되는 겁니다. 저는 프로젝트 내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비평하는 관점을 드러내는 것을 피해가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든 건축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의 배치안에 그곳에 놓인 모든 문제 -이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에 대한 문제들, 도시의 건설에 있어 프로젝트가 갖는 역할에 대한 문제들- 들에 대한 대답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건축의 기술적인 구축물을 다루기 이전에 다루게 됩니다.

오늘날의 방식

조금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자면, 이것들은 무엇보다도 건축가의 언어의 선택들 이전에 선행되어야만 하는 것들입니다. 이것을 말하는 이유는 오늘날 건축가의 임무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의미에 대한 문제의 고민을 생략한 채 단순히 요구에 대한 기술적인 솔루션(건축가의 임무를 테크노크라시적 측면에서 보는)만을 준다거나, 다른 측면에선 건축이 건축가의 언어로만 치환되는 현실입니다.

 

더이상 건물들의 구조(여기서 구조란 기술적 구축의 구조가 아닌 형태의 구성의 구조(la struttura costitutiva))를 인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 대신에 개인의 언어를 가지고 접근하는 프로젝트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들은 어떤 무언가를 묘사(raccontare)하고자 하는 구실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건물은 더이상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건물이 단지 커뮤니케이션의 매개물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렸습니다. 마치 신문이나 대형 광고판 같은게 되버렸지요. 마치 세계를 이해하는 개인적인 관점을 표현할 수 있다는 어떤 분야 정도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건축을 행하는 이 두 가지 태도는 완전히 두 축으로 양분되어 있게 되었습니다. 건축을 기술적인 문제로 대하는 건축가들과 건축을 개인의 도그마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대하는 건축가들로 말입니다. 오늘날에 이르러 오직 이 두가지 양상만이 완전히 잠식하게 되어버렸지요.

건축의 '일반적 의미'를 다루는 방식

이러한 왜곡된 방식들 속에서 여전히 건축을 건축 본연의 문제로 고민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건축작업 방식이 건물들의 성격에 대한 연구에 기초해 임하는 방식입니다. 건축가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건물들의 일반적인 의미에 대한 문제'을 다룬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건축 외부의 주제까지 연결된 복잡한 문제입니다. 먼 곳에서부터 시작하여 -건축을 기술적인 문제로 여기는 것처럼 건축 표면적인 문제에서 출발 하는 것이 아닌- 건물의 이데아를 형태화하는 문제로 대하는, 보다 일반적인 주제에 대한 연구가 됩니다. 그리고 그 방식의 세계와 함께 학문적인 영역이 다른 한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지만 이데아를 하나의 형태로 변형(trasformare,tradurre)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마치 그것들을 건축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방식에 대한 두 개의 줄기로 명명을 할 수 있겠네요. 하나는 이데아를 정의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 이데아를 형태로 탈바꿈시키는 것.

 

그것들은 물론 순차적으로 혹은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것들이 아니고, 조정과 발전이 필수로 동반됩니다. 이데아와 형태 사이의 관계에 대해 작업을 하고, 이데아를 구축하는 문제이자, 이데아와 관련한 형태를 구축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늘 최초의 이데아가 최선으로 남게 될까요? 그것은 저도 모른다고 대답해야 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작업을 하면 할수록 그 심화되는 과정 속에서 최초의 이데아는 더 확고해져 가는 과정이였습니다.

 

사실 프로젝트의 이 최초의 이데아를 찾아내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이데아가 선험적으로 존재해서 그것으로부터 출발하는 상황은 절대 없습니다. 프로젝트의 테마의 문제에 근거한 주제들을 심화하는 과정에서 저는 가능한 한 이데아가 나타나는 순간으로부터 멀리 있도록 노력합니다. 한번 '일반적인 이데아'가 정의되고 나면 그 이데아를 형태의 문제로 해석하는 문제에 집중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여려움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몇번을 재차 고민하게 되지요.

 

하나의 형태는 절대로 기본 이데아만을 포함하고 있어선 안됩니다. 그 형태는 이데아를 분명히 드러내는 형태가 되야합니다. 그 이데아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가 되어야만 합니다. 이 과정은 모든 이로부터 행해졌던 방법일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건축가들이 그렇게 행했지요. 심지어 예전에 '형식주의자(formalisti)' 라 불리우는 건축가들 조차도 그랬지요.

 

다만 형식주의자 건축가와 형식주의자가 아닌 건축가 사이의 차이점은 그 이데아의 퀄리티(qualita')에 있습니다. 실제로 이데아가 진실로 의미에 근거한 것인지, 건물에 부여하고자 하는 의미에 근거한 것인지 아닌지, 아니면 현실과의 관계를 떠나 표면적 이데아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혹은 오늘날 '선전성 이데아(un'idea pubblicitaria)'에 머무는 건축이 성행하는 시대에 상당수의 건축가들에게 일어나는 현상처럼 선전성 이데아는 아닌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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