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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22
'건축을 말한다'라는 책을 보면 근대에 들어 건축가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새로운 용어와 기존 용어들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목을 끄는 주제가 몇가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디자인'이다. 이 책에서는 간단히 디자인이라는 용어에 대한 건축으로의 유입과 배경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 -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20세기 중반 이후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특히 1945년 이후 디자인이란 단어는 건축을 포섭할 기세로 퍼졌다. 그리하여 건축가들은 디자이너로 불리기 시작했고, 건축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에서도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고, 책에도 반드시 집어 넣는 용어가 되었다.
- 그런 와중에 당시의 앨리슨과 피터 스미스슨 부부는 <디자인은 지저분한 단어다.>라고 말하면서 <순서 부여하기>라는 단어를 더 선호했다.
- 현재에 디자인이란? 동사로 쓰일 경우 건물을 건축하는 순서를 지시하는 행위를 가르킨다.. 명사로 쓰일 경우는 드로잉(도면)이라는 뜻과 드로잉에 의해 완성된 작품을 가리킨다. 가령 <나는 저 디자인이 맘에 든다>라고 말하는 경우이다.
-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디자인의 두가지 의미는 신플라톤주의가 득세했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에 널리 사용되었다. <이성으로 파악된 개념은 시각적으로 표현되어야 마땅하다.>_바사리 1568년
- 그리고 모더니즘이 1930년대에 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채용했고, 그들은 이 용어를 사용하여 체험대상인 '물질적 건축작품'과 '내재된 <형태> 혹은 아이디어의 재현인 건축작품'을 구분했다.
- “디자인은 이상적 형태(이데아)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을 실현한다”_루이스 칸
(칸의 '디자인'용어는 현대 건축에서 쓰이는 '디자인' 용어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인?:
1. 관념의 시각적 표현과 드로잉
2. 건축가의 머릿속 개념과 실제로 지어진 건축작품.
이렇게 두가지 뜻을 갖고 있어서 이 용어는 모더니스트들에게도 많은 혼란을 주었다.
어떻게 보면 1930년대 이래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된 것은 그것이 구성의 대체 어휘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구성이 죽어야만 창조 행위가 생생하게 벌어질 수 있다.”_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건설과 디자인의 관계는 건축미학의 근본적 문제이다.”_제프리 콧서의 <휴머니즘의 건축>
“건축예술의 본령은 디자인과 구조에 있다.”_알베르티의 <건축물에 대하여> (1726)
건축은 늘 예술분야로 편입되길 바랐다. 그래서 디자인이라는 말은 건축가에게 매력있는 것이였다.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나라에서 건축가 후보생은 기존 건축가의 작업장에 들어가 도제 노릇을 하면서 기술을 배웠다(프랑스는 예외). 그러던 것이 20세기 들어와 건축교육은 아카데미, 대학, 건축학교로 이관되었다. 건축은 ‘실천’이 아니라 ‘학문’이 되었다. 학생들이 훈련을 받으면서 생산한 것은 건축이 아니라 통칭 디자인이라고 하는 드로잉이였다.
<고딕의 성질>이라는 글에서 러스킨은 고딕 건축을 높게 평가했는데 중세의 장인들(건축 장인)이 건설공사를 지접 감독하는 자유를 누렸기 때문이다. 러스킨은 건축에서 일을 하는 자와 일을 시키는 자의 구분은 인정하면서도, 당대의 건축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자들이 중세의 장인들에 비해 크게 무시당하는 개탄스러운 상황으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각각의 전문직에서 스승은 자신이 가장 어려운 일을 한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화가는 스스로 물감을 갈아야 하고 건축가는 석공의 뜰에서 인부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_ 존 러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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