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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건축에서 '암묵지' 개념에 대해

건축 속으로/건축에 대한 소고

by Andrea. 2020. 4. 3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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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공부와 건축가의 지식에 대해 중요한 개념을 적어본다. 암묵지(暗默知)라는 개념인데 암묵지가 무엇인지 오랜 블로그 이웃분께서 좋은 예로 설명해 놓은게 있어 그대로 옮겨온다. 

"말로 설명을 해도 체득하지 않으면 모르는 지식을 '암묵지'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간이 안좋은 사람이 황달끼가 있다고 합시다. 얼굴 빛이 남들보다 더 노란빛깔이 나는게 황달현상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제가 볼땐 그 피부가 그 피부색 같아서 쉽게 구별이 안됩니다. 그러나 간 전문의들은 수많은 환자들을 접했을 것이고, 그 미세한 노란빛의 차이를 파악하고 구별할 줄 알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말로 설명이 안되고 단지 텍스트로 '노란빛이 나는 안색' 이라고 밖에 표현을 못할 것입니다. 그 전문의가 알고 있는 지식이 '암묵지' 입니다."

10명의 서로 다른 황달끼가 있는 환자를 데려다 놓으면 전문의는 10명의 증상이 각기 다름을 인식하고 각 증상에 맞는 서로 다른 치료를 행한다. 이런 얘기는 건축에서 곧잘 장인 개념과 연결이 된다. 일반인에게는 다 같은 말의 안장이 말의 안장을 만드는 장인에게는 다 다른 것이다.

 

건축가에게 암묵지는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안지도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학부생 초기에 암묵지가 많이 체득되어 있지 않았을 때는 형태에 대한 학습이나 볼륨간의 관계 등을 밝히는데에 매우 실력이 부족했었다. 10개의 비슷한 형태를 보면서 10개 각자가 서로 다르면서도 각자 갖고 있는 풍요로움을 보기위해 노력을 해야했다.

재밌는 것은 공부를 해오면서 건축가의 눈이라면 눈이랄까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인지하게 됨으로써 그제서야 그런 것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시간이 자나서야 깨달아 간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안보였기 때문에 그 차이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었다가, 본인이 그것을 스스로 볼 수 있는 단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건축 공부를 하며 이 암묵지와 같은 형태의 지식처럼 습득되는게 건축 공부의 반 이상 사실을 이제는 조금 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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