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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구성원리] 1.그리스 로마 시대의 배치원리: 포럼 vs 아크로폴리스

건축 속으로/광장의 구성원리

by Andrea. 2020. 1. 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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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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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일반적 정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목표와 방식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목적과 수단들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든가, 하더라도 그릇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모네스티롤리도 언명했다.

 

그동안 우리는 고대건축가들의 건축의 정의부터 공부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거쳤다.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정의,

알베르티의 건축정의,

불레의 건축정의,

아돌프 루스의 건축정의, 미스의 건축정의, 르꼬르뷔제의 건축정의 등을 거치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개념을 잡았다.

 

역사를 통해 대가들이 정의했던 그 건축이라는 것이 어떻게 현실이 공간으로 전개되어 왔는지 살펴보는 단계로 나아갔다.

 

그 시작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도시 공간을 살펴보는데서 부터이다. 그리스 로마 시대가 택해진 이유는 서양건축의 출발점을 이 시대부터로 볼 뿐더러 도시가 본격적으로 출현하던 시기이고, 이 시대의 도시 자료들이 여전히 상당 부분 문헌자료와 도면으로 잘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폼페이의 포럼

로마의 공공장소의 전형인 포럼이다. 포럼은 집단적인 장소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에서 보다 위계적으로 중요한 공간임을 상징한다. 신전의 기원이 어떻고 하는 설화 얘기는 생략하고 건축가의 눈으로 과학자의 눈으로 살펴보자.

 

거대한 공간, 광장이라 불릴 만한 대공간이 있고 그 주위를 신전이나 바실리카, 투표소 등의 공공건물이 둘러 싸며 배치되어 있다. 그 광장에 세로로 길게 형성된 축의 끝에는 하나의 쥬피터 신전이 위치해 있고 그외에 조각들이 광장에 이리 저리 놓여져 있다.

 

그 외에는 모든 건물이 이 광장을 형성하기 위해 어떤 질서를 형성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장방형의 건물인 바실리카는 (그림상 B건물) 단면이 광장을 향해 면해 있고 반대쪽 단면은 완전히 닫혀 이 건물이 외부공간과 적극적으로 관계 맺는 건물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몇몇 건물은 그 놓여진 방향이 광장과 정확히 평행하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장을 둘러치고 있는(recinto) 열주들에 의해 광장의 형태는 명확해 보인다.

 

그리고 아래쪽으로는 작은 규모의 건물 세채가 나란히 광장의 단면을 형성하고 있다.

 

정리하면 상당히 많은 건물이 각자의 파사드를 광장이라는 장소를 만들어내기 위해 배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공동의 규칙 하에 각 건물의 비례와 열고 닫음의 정도, 입구의 위치, 건물동들 사이의 빈공간 규격 등이 설정되어 있다.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그리스의 공공장소의 전형인 아크로폴리스이다. 마찬가지로 집단적 장소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배치를 살펴보자. 포럼과는 다르게 각 신전들이 재각기 배치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크로폴리스는 경사가 불규칙적이고 변화가 큰 언덕 위에 건설되었다. 이런 지형적 문제로 고대인들은 포럼과 같은 단일한 공간의 광장을 형성하는 방법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일찍이 알았다.

 

이런 조건하에 각 공공건물이 어떻게 배치하여야 광장을 형성할 수 있을 지 연구한 해답이 이 아크로폴리스이다.

 

각 건물들은 자신의 주변을 포함한 장소를 규정하는데 더 명확해 보인다. 포럼과는 달리 공공광장의 명확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건 건물들이 적절한 위치에 틀어져 배치됨으로서 광장이란 공간은 인식될 수 있다. 평면으로는 쉽게 이해가 안될 수 도 있는데 이는 르꼬르 뷔제의 남부유럽 여행 중 아크로 폴리스를 방문하고 이 언덕 위의 공간들의 배치 원리를 이해하고 남긴 스케치를 보면 이해가 쉽다.

 

<르 꼬르뷔제 다시 보기>

르코르뷔제의 스케치

프로필라이아(그림상 A 부분)라고 불리는 입구를 지나면 펼쳐지는 공간을 스케치 하였다. 광장 중앙에는 아테네 여신 동상이 서있고 오른쪽으로는 파르테논 신전의 두면이 눈에 들어온다. 그로인해 파르테논신전의 볼륨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발걸음을 옮겨 파르테논 신전 가까이 가면 에릭테니온 신전의 두 면이 보이면서 그 볼륨을 인식하게 된다. 이 원리로 배치된 다른 건물들 또한 이 텅빈 공간을 단일한 광장의 공간이라 충분히 인식가능케 한다. 이 경우, 건물들의 축, 각 면들의 비례, 모서리의 처리, 각 건물들 사이의 빈공간 설정의 문제가 중요해진다.

 

이 여행에서 르꼬르뷔제는 이 원리들을 이해하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적용하려고 했다.

 

르꼬르뷔제의 찬디가르 계획안

르꼬르뷔제의 찬디가르 계획안을 보자. 이 프로젝트의 배치에는 아크로폴리스의 배치원리가 적용된 점이 어렴풋이 보인다. 어떻게 볼륨들의 관계로 장소를 규정하는지 살펴보자.

 

1, 4 번 건물이 축선상에 위치하고 그 축과의 교차로 나머지 건물들이 또다른 축을 형성하며 배치되고 있다. 육교, 잔디밭, 모뉴멘트, 도로 등도 이 원리에 맞춰 설정되어 있다. 각 건물들의 규모에 맞춰 건물동 사이의 빈공간의 규모등이 적절히 설정되어 있다. 어떤 부분은 건물의 배치가 교묘하게 엇갈려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2번 건물 앞의 광장은 5번 건물과 1번 건물의 교묘한 엇갈리는 배치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르꼬르뷔제의 찬디가르 안에는 단순히 아크로폴리스에 대한 스터디만이 녹아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는 피사라는 이탈리아 도시를 여행하게 되는데 피사 광장 스터디에서 더 깊이있는 통찰을 하게 된다. 다음 포스팅에 이어가려고 한다.

 

르꼬르뷔제의 빛나는 도시 계획안

이 계획안을 보자. 한번에 로마의 포럼 원리가 적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아파트들은 중장공간을 담처럼 둘러 싸고 있다. 건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광장은 완벽히 닫혀 있다.

 

잠시 근대건축가 르꼬르뷔제로 시간을 거슬러 왔는데 이번에는 다시 옛날로 르네상스 시대 전후로 돌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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