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광장의 구성원리] 5. 새로운 유형의 광장: 일리노이 공과대학 vs 헬레라우 학교(1)

건축 속으로/광장의 구성원리

by Andrea. 2020. 5. 1. 07:19

본문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16.3.12

 

질서를 세우고 그 위에 도시를 건설해갔던 고대인들의 광장을 살펴보는 것으로 나의 연구는 시작했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의 "포럼에 적용되었던 광장의 원리"와 "아크로폴리스에 적용되었던 광장의 원리"를 시작으로 그리고 아시아의 몇몇 프로젝트까지.

 

이번에는 근대로 다시 훌쩍 뛰어넘어 오자. 근대에 이르러 '새로운 시대'의 선언과 함께 미스는 새로운 광장 유형에 대한 실험을 하게 된다. 말이야 새롭다고 했지만 새로운 것이라기 보단 우리가 살펴 보고 있는 두 개의 광장의 원리를 바탕으로 연구하면서 동시에 고려된 원리로, 우선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인 미국의 IIT 대학교 캠퍼스(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구지 분류를 하자면, 이 프로젝트에서 정의하려는 광장의 원리는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광장의 원리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그 내부를 살펴보면 포럼 유형의 광장 구성 원리가 바탕이 되었다는 점 또한 알 수가 있는데 이러한 연구는 새로운 근대 도시의 모델을 자연과 도시(건축)의 관계에서  풀고자 했던 미스와 힐버자이머의 도시 연구와도 맞물려 있다. 그들이 함께 일리노이 공대에서 건축교육을 하며 이후에도 그의 커리어에서 줄곧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통해 이 원리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갔다.

 

미시간 호에 면한 지역에 위치한 IIT 캠퍼스

미스 반 데어 로에는 1938년 부터 1953년 까지 일리노이 공대 건축학 부장을 맡았다. 미스의 시카고 프로젝트들이 가장 꽃을 발하던 시기였다. 독일에서의 커리어를 끝내고 미국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미스는 시카고 지역을 대상으로 수많은 '고층 유형(casa alta)'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고 또한 '저층 유형(casa basa)' 그 중에서도 주거에 대한 연구 또한 정점을 향해갔다. 무엇보다 힐버자이머와 계속해서 교류하며 새로운 도시 모델을 자연과의 관계로 푸려는 연구 속에 모든게 이루어졌다. 20년간 학부장으로 재임하며 대학교 마스터 플랜을 맡아서 거의 스무개에 가까운 건물을 건설하게 된다. 그 중에 IIT 마스터 플랜 초기안이 1939년에 완성된다.

 

2002년 위성사진

대상지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철로가 지나가고, 동쪽으로는 미시간 호를 면하고 있는 상당히 넓은 낙후되 컨츄리 사이드 지역이였다. 철로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미국의 전원 주택 단지가 들어서고 있었고 철로의 오른쪽으로는 넓은 녹지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기차역과 바로 면한, 역의 동쪽으로 캠퍼스 부지가 들어섰다. 당시에 첫 계획은 시카고의 유명한 건축 회사 Holabird & Root에 의한 보자르양식의 캠퍼스 안이 제안되었었다.

 

Holabird & Root 사의 IIT 캠퍼스 초기 안, 1937

대학 캠퍼스의 중심공간은 광장으로 설정하려는 계획이였다. 이 중앙광장이 프로젝트의 핵심 이데아였다. 그리고 이 광장을 가로질러 철로의 서쪽으로 부터 오는 도로가 학교를 관통하여 동쪽으로 이어진다. 철로의 역과 도시가 만나는 시작 부분이며 나아가 일리노이 캠퍼스를 구심점으로 주변이 발전되길 바라는 계획의 시작이였다.

문제는 대상지의 장소성을 고려, 나아가 새로운 시대의 적합한 집단적 장소는 어떠한 형태인가?에 대한 연구였다. 그러면서도 대학교 캠퍼스라는 테마의 문제도 풀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프로젝트의 전통적 대학교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시대의 대학의 모습을.

 

미스의 IIT 캠퍼스 초기안, 1939

 

투시도 스케치 1(왼쪽의 검은 오디토리움과 정면의 도서관 우측의 강의동)

 

투시도 스케치 2

중앙광장에는 보다 더 집단적인 성격이 강한 건물들, 즉 도서관과 대강당 홀 건물 그리고 그외의 각 학과 건물들이 함께 구성된다. 반복하지만 미스는 전통적인 담으로 둘러치기(recinto)의 원리가 아닌 볼륨이 중요시되는 아크로 폴리스의 광장 원리를 따르고 있다. 그것은 그의 여러 투시도 스케치에서 더 명확하게 의도를 알 수 있다. 중앙광장에 서면 두 세개의 볼륨들 사이로 또다른 광장이 보이고 그 광장에서도 또다른 광장이 보이면서 시각적인 유동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의 이런 연구는 르 꼬르뷔제의 찬디가르 프로젝트와는 판이하다. 그의 IIT안에서는 볼륨들이 서로 근접하면서 각 면들이 일정 이상 장소를 규정하게 되는, 구지 말하자면 레친토(recinto)의 원리를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미스의 최종 마스터 플랜

 

르꼬르뷔제의 찬디가르 계획안  

이어서 조금씩 차이를 갖는 3개의 대안들을 보자. 후기작 일수록 각 건물들의 단명(單明)성이 강화되었다. 초기안에서는 아우디토리움이나 계단실 부분이 외관에서 툭 튀어나왔지만 이후 안에서는 직사각형의 건물 내부로 들어간다.

 

"Chiarezza costruttiva portata alla sua espressione esatta Questo è ciò che io chiamo architettura."
[그것의 알맞은 표현으로 옮겨진 건설적 명료함. 나는 이것을 건축이라 부른다]

-미스 반데 로에

 

각 광장들에는 어느 부분까지가 페이빙(pavement, pavimento)이 되고, 어느 영역이 잔디로 구성되는지까지 계획에 드러냈다. 장소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려는 건축가의 의도인 것이다. 즉, 잔디가 깔려야 되는 장소에는 절대 나무로 덮혀서는 안된다. 전혀 다른 장소의 성격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집단적인 장소의 규정과 함께 그 장소가 어떤 장소인지, 즉, 잔디로 되는지, 콘크리트로 덮히는지, 숲이 되는지 등의 고민은 늘 미스의 도시의 장소들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가지며 성립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루어진 대목임을 알 수 있다.

 

초기안

 

후기안

 

최종안

이어서 로마의 포럼의 광장 구성 원리로 풀어보는 하인리히 테세노우(Heinrich Tessenow)의 헬레라우(Hellerau) 학교 안을 살펴보자.

 

(다음 포스팅에 계속...)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